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인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Kitco News의 영문 기사를 바탕으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수석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의 분석을 통해 하반기 금과 은 시장의 향방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금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채권 시장입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채권 금리(수익률)를 끌어올리면서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금은 보유해도 이자나 배당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면, 미국 국채는 보유하면 이자를 줍니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이자도 안 주는 금을 들고 있을 바에, 안전하고 이자도 많이 주는 국채를 사겠다"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금 투자의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이크 맥글론은 올해 1분기에 금이 국채 대비 "지난 40년 중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즉, 국채 가격에 비해 금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만약 현재의 주식 시장 상승세가 꺾인다면, 투자자들은 금보다는 오히려 가격이 싸진 "미국 국채(T-bond)"를 더 매력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맥글론은 "주식이 계속 오르면 금리도 올라 금에 불리하고, 주식이 폭락하면 국채가 승자가 될 것"이라며 금에게는 '진퇴양난(lose-lose)'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Fed)는 최근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특히 물가 안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금리(명목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수치를 실질 금리(real yield)라고 하는데, 금값이 가장 크게 떨어졌던 과거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긴축 정책'과 '실질 금리 상승'이 지배하던 시기였습니다. 돈의 가치가 귀해지고 실제 이득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의 인기가 떨어집니다.
코로나19 판데믹이 국채보다 금을 사야 한다는 시그널의 시작점이었으나,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난 6년간 지속되었던 국채와 금의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은 시장 역시 상황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현재 은은 제조업 수요와 물리적 공급 부족 덕분에 가치 측면에서 약 18% 정도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맥글론은 "은의 기초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금값이 떨어지면 그 끌어내리는 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하반기 금 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와 '연준의 긴축 의지'라는 거대한 파도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위상은 여전하지만, 당분간은 국채와의 수익률 싸움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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