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걸프전 증후군(Gulf War Illness, GWI)'과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백신 성분 사이의 관계를 다룬 학술 논문이 있어 초록의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영어 원문은 아래의 링크에 있습니다.
M.S.Petrik et al, Aluminum adjuvant linked to Gulf War illness induces motor neuron death in mice
1991년 걸프전에 참전했던 많은 군인들이 종전 후 근육통, 피로감, 인지 장애, 심지어는 루게릭병(ALS, amyotropic lateral sclerosis,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과 같은 심각한 신경 질환을 겪었습니다. 무엇이 그들의 건강을 앗아간 것일까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연구팀은 그 원인 중 하나로 '탄저균 백신(anthrax vaccine)'에 들어있던 보조제(adjuvant)를 지목했습니다. 보조제는 백신이 몸 안에서 면역 반응을 더 강하게 일으키도록 돕는 '촉매제' 같은 성분으로, 오래전부터 알루미늄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mouse)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제 미군들이 맞았던 용량에 맞추어 다음 성분들을 주입했습니다.
- 수산화알루미늄(aluminum hydroxide):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넣는 일반적인 보조제입니다.
- 스쿠알렌(squalene): 또 다른 종류의 백신 보조제입니다.
- 복합 투여: 알루미늄과 스쿠알렌을 함께 투여했습니다.
6개월간 관찰한 결과, 보조제를 투입한 생쥐들에서 유의미한 차이점들이 발견되었습니다.
- 근력 저하: 알루미늄을 주입 받은 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력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24주가 지났을 때, 철망 매달리기 테스트에서 약 50%의 근력 손실이 관찰되었습니다.
- 기억력 감퇴: 알루미늄과 스쿠알렌을 함께 맞은 쥐들은 미로 찾기 실험에서 대조군보다 약 20배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심각한 인지 장애를 보였습니다.
- 신경세포의 죽음: 알루미늄을 주입 받은 쥐의 척수와 뇌를 정밀 분석한 결과, 근육을 조절하는 운동 신경세포(motor neuron)의 35%가 사라졌음을 확인했습니다. 운동 신경세포는 뇌의 명령을 근육으로 전달해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세포입니다. 이 세포가 죽으면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루게릭병 같은 질환이 생깁니다.
- 뇌 염증 반응: 뇌내에서 '별아교세포(astrocytes)'가 350% 급증했습니다. 별아교세포는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별(star) 모양의 세포인데, 갑자기 증가했다는 것은 뇌의 면역반응이 활성화되었다는 의미이며 심각한 염증이 발생했다는 신호입니다.
이 연구는 알루미늄 보조제가 단독으로 혹은 다른 성분과 결합했을 때 신경계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이므로 인간에게 100%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걸프전 참전 용사들이 겪은 신경계 질환이 백신에 포함된 알루미늄 면역보조제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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