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있는 '홍역'이나 '백일해' 같은 감염 질환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건강,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담은 학술 논문이 있어 초록의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유럽 역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논문이며, 영어 원문은 아래의 링크에 있습니다.
이 연구는 1947년 영국 뉴캐슬에서 태어난 1,142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성인이 되어 60세가 될 때까지 아주 긴 시간 동안 건강 상태를 추적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prospective cohort study)'라고 하는데, 특정 집단(코호트)을 설정하고 오랜 시간 동안 앞(미래)을 향해 추적하며 어떤 요인이 질병을 일으키는지 관찰하는 연구 방법입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어떤 감염병을 앓았느냐에 따라 성인이 된 후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실제로 달라졌습니다.
어릴 때 홍역(measles)이나 독감(influenza)을 앓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15세에서 60세 사이에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낮았습니다(위험비 0.39).
반면, 심한 기침을 동반하는 백일해(pertussis)를 앓았던 경우에는 결과가 반대였습니다. 백일해를 앓았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위험비 4.88). 위험비(hazard ratio)는 특정 요인이 있을 때 사건(사망 등)이 발생할 확률을 비교한 수치입니다. 1보다 작으면 위험이 낮다는 뜻이고, 1보다 크면 위험이 높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면역 체계의 학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어린 시절 홍역이나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면역 체계가 강력하게 반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능력을 강화하거나 "훈련"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백일해균은 면역 체계에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주어 장기적으로 암에 취약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백신이 보급되기 전인 1947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 어린 시절의 면역 경험이 성인기 만성 질환(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암예방 #홍역 #백일해 #면역력 #면역체계 #독감 #암 #의학 #건강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