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나 네이버 등에서 검색을 할 때, 링크를 클릭해 다른 블로그나 뉴스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 검색창 맨 위에 나오는 AI의 요약 답변만 보고 창을 닫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으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참 편리해 보이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인터넷 생태계의 붕괴 위험성'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The Register의 영문 기사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인디안 스쿨 오브 비즈니스(Indian School of Businness) 조교수 사하르시 아그라왈(Saharsh Agrawa)과 카네기 멜런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부교수 아난야 센(Ananya Sen)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구글의 AI 답변 기능인 ‘AI 오버뷰(AI Overviews)’가 도입된 이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외부 사이트로 가는 유기적 클릭(organic clicks)이 무려 39.8% 감소하고 제로 클릭 검색(zero-click search, 사용자가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했을 때 검색 결과 화면에서 AI가 답을 바로 보여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굳이 다른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검색을 끝내는 현상)이 34.5% 증가한 것입니다.
해당 논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AI가 답변을 제공해도 창작자들에게 여전히 많은 트래픽이 간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통계는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AI가 남의 콘텐츠를 긁어다 자기 화면에 띄우고, 정작 원작자에게는 트래픽(방문자)을 주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조교수 알렉스 찬(Alex Chan)의 연구에 따르면 오픈 웹(open web, 누구나 자신만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만들고, 서로 링크를 걸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인터넷)의 발전은 수십년간 암묵적인 약속을 지키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창작자가 고품질 글을 쓴면️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독자를 창작자 사이트로 보내주고, 창작자는 광고나 후원으로 돈을 벌고 계속 글을 쓸 힘을 얻는 방식입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사용자는 AI 인터페이스에 머물러 있고 AI가 창작자의 글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원작자는 방문자를 잃게 되고 이로 인한 수익의 감소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AI 답변으로 인하여 창작자들의 콘텐츠 생산 작업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고, 결국 동기를 저해하여 품질과 신뢰성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 단골 독자, 북마크(즐겨찾기), 사이트 평판, 그리고 다른 사이트에서 내 글을 인용해 주는 링크(백링크) 등 창작자(블로거)가 무형의 신뢰 자산을 - 알렉스 찬은 이를 "지속 가능한 관심 자본(durable attention capital)"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 쌓을 기회도 사라져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논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 and the Collapse of the www
알렉스 찬 교수는 단순히 블로거들에게 방문자 대체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AI 검색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보다는 AI의 저품질 모방 정보와 진짜 사람이 만든 가치 있는 정보를 구분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AI가 만든 콘텐츠를 구별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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